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배우 '전도연'이 성공률 100%의 킬러이자,
10대 딸을 둔 엄마로 출연하며 화제를 모은 영화 <길복순>이 3월 3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제73회 베를린 영화제 스페셜 섹션에 초대되며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변성현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액션 연출과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 서사로 그려졌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길복순>에는 다양한 숨은 의미들이 숨겨져 있는데요, 이를 낱낱히 한 번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 영화를 안 보고 오신 분은 스포가 다수 포함되어 있으니 꼭 보시고 오시길 바랍니다.
#능력 1. 길복순의 시뮬레이션 능력
길복순의 킬러로써의 특별한 능력은 황정민이 야쿠자로 등장했던 첫 장면부터 드러납니다.
쉽게 죽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정함을 얘기했던 딸의 얘기가 떠올라
야쿠자(황정민)와 처음에는 칼로 승부보려고 하는데요.
야쿠자의 칼에 맞아 죽어버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죠.
바로 싸우기 전 머리 속으로 가상 전투를 하여 자신이 죽을 상황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근거리 싸움에서는 가망이 없지만 길복순에겐 차민규가 가르쳐준 중요한 능력이 하나 더 있었는데요.
#능력 2. 약점 파헤치기
바로 상대방의 약점을 파헤치는 능력입니다.
야쿠자의 약점은 바로 사무라이 정신입니다.
사무라이 정신은 정정단당하게 1대1로 칼 전투를 벌이는 것인데
길복순은 이런 야쿠자에게 아무 무기나 건넨 것이 아니라
일부러 애도막부 시대의 명검 <와키자시>를 건네줘서 야쿠자의 사무라이 정신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검에 취해 있던 야쿠자는 총에 맞아 허무하게 세상을 떠나게 되죠..
길복순은 킬러로써 두 가지 능력을 지니고 있고
킬러의 세계에는 딸이 얘기한 공정함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었네요.
하지만 최후의 상대는 야쿠자와는 차원이 다른 살인청부업계의 대부 대기업 MK사 대표 차민규!
러시아에 총 한자루 들고가서 마피아들을 여유롭게 쓸어버리는 무자비한 킬러죠.
길복순은 이런 차민규를 찾아가는 도중 불안함에 떨기도 하지만
이상하게도 본인이 100% 이긴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길복순이라지만 레전드 킬러 차민규를 이기긴 쉽지 않을텐데
차민규의 약점을 파악해야겠죠.
여기서 제작진이 하나의 트릭을 심어놓습니다. 바로 대표자 회의때 차민규가 다쳤던 오른손인데요.
길복순은 자리에 앉기 직전 책상에 놓여있는 칼 두 자루를 열심히 보는데
그냥 '이게 오늘 차민규가 사용할 무기구나'가 아닌 '차민규는 오른손잡이 인데 왼쪽에도 칼이 있네?'를 봤던 것이죠.
차민규가 오른손을 다쳤음을 알아차리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이죠.
그렇게 길복순은 차민규의 오른손을 유도하여 싸움을 걸지만 수십번의 시뮬레이션을 굴려도
항상 자신이 죽는 결말이 그려집니다.
마지막으로 길복순은 차민규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약점을 이용하기로 하는데
서로를 죽이는 상황에서 사랑이라는 약점을 믿기에는 위험한 측면이 있죠.
하지만 길복순은 이전 장면에서 그 약점이 반드시 먹힌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까지 자신을 절대 죽일 수 없는 차민규의 속마음을 파악하고서는 웃음이 나왔던 거죠.
결국 차민규는 길복순에게 칼로 베어 치명상을 입게 되는데요.
길복순이 차민규를 확인사살하지 않고 급하게 차를 몰고 딸에게 가는 장면으로 넘어가
진짜 죽었는지 애매한 느낌이 들지만, 쓰러져 있는 차민규의 모습을 보니 죽은게 맞는거 같습니다.
이렇게 보면 차민규가 방심해서 길복순에게 죽임을 당한 것인가 싶지만
사실 차민규는 이 모든 상황을 미리 설계해둔 상태였습니다.
차민규는 사실 방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죽음을 미리 알고 있었고
킬러를 보내 딸에게 CCTV를 전달했습니다.
대사는 마치 자신의 여동생을 죽인 복수처럼 느껴지지만
정말 길복순에게 지옥을 선사할 작정이었으면 그냥 킬러를 보내 딸을 죽이면 됬겠죠.
사실 이렇게 한데에는 킬러로서 길복순의 가장 큰 약점을 제거해주기 위한 설계였습니다.
복순이 딸과의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차민규는
진심으로 걱정하며 상담해주는 모습을 여러번 보였는데요.
모녀의 갈등은 결국 어머니의 비밀 때문이었죠.
딸은 자신의 동성애라는 사실을 털어놨지만 엄마인 길복순은 자신이 킬러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했기 때문에 서로간의 문이 닫힌 상태였습니다.
그것은 길복순이 작전을 수행하는데 있었어도 가장 큰 약점이기도 했죠.
뼛 속까지 킬러인 차민규가 길복순에게 자신이 죽기 전 해주었던 마지막 사랑 표현이었던 것입니다.
사실 길복순이 차민규를 죽이려 한 이유가 신입 킬러인 영지가 죽었기 때문인데
그건 차민규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길복순을 살리기 위한 결정이었죠.
왜 차민규와 같은 살인마가 길복순을 사랑하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요.
차민규는 완성된 큐브같이 완벽한 규칙에 몰두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규칙 밖에 존재하는 첫번째 인간 길복순을 보고 단숨에 사랑에 빠졌다는 설정이네요.
영화 전체에 길재영의 아버지의 존재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길재영이 길복순과 차대표 사이의 아니었을까? 합리적인 의심이 들기도 하는데요.
복순과의 대화에서도 아버지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을 보면
어쩌면 길재영의 아버지는 차민규와 관련된 인물인 것 처럼 보이죠.
차민규와 길복순이 처음 만났을 때 길복순의 나이는 열일곱.
그 때는 어린아이였지만 그 후로도 계속 둘은 함께 일했고
길재영이 15살인 것을 감안한다면 15년 전 차민규의 아이를 임신 했을 수도 있죠.
차민규가 유난히 타인의 딸에 관심을 많이 보이는 장면도 있습니다.
혹은 차민규 입장에서는 회사의 핵심 칼이자 사랑하는 여자인 길복순을 임신시킨 누군가를
죽여버렸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 미안함에 자기가 대신 아버지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죠.
다만, 차민규가 길복순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극적인 죽음을 택한건 개연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는데요.
냉혹한 킬러가 굳이 길복순의 딸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조언하고 마지막에 그 문제까지 해결해 준걸 보면
정말 둘 사이의 딸이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또 길복순은 상대방을 죽일 때 웃는 표정으로 공격하는데
심지어는 아버지를 직접 죽일 때도 웃을 정도로 폭력에 무뎌진 잔혹한 킬러의 모습이죠.
하지만 차민규를 죽일때만큼은 웃는 얼굴이 아닌, 기쁨과 슬픔이 공존한 듯 보입니다.
정말 차민규가 길재영의 아버지라 울분이 느껴졌을 수도 있고
그냥 존경하는 스승이자 오랜 길을 함께 걸어온 대표에 대한 미안함이 담겼을 수도 있겠네요.
차민규를 죽이고 다급하게 집에 온 길복순은 자고 있던 딸과 마주합니다.
복순은 딸을 보자마자 눈을 피하죠.
이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본모습을 부끄러워하고 있어서인데
킬러로써 자신의 약점을 절대 들키지 않으려는 직업병도 있을꺼고
또한 엄마로서도 딸에게 완벽한 모습만 보이고 싶은 마음에 '혹시 정체를 알아차렸을까봐' 눈을 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재영은 걱정하는 엄마에게
여기서 "수고했어"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우선 애초에 살인 영상을 보지 않았거나 봤더라도 엄마가 국정원 출신이어서
나라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살생을 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죠.
하지만 길복순이 집에서 출발하자마자 다른 킬러가 차에서 내렸던 장면이 있었으니
딸이 엄마가 사람을 죽이는 걸 본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누가 몰래 넣어둔 수상한 CCTV를 통해 봤기 때문에 엄마가 비합법적으로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을 눈치챘을 확률이 높죠.
이후 길복순의 반응을 보면 더 확실해 집니다.
길복순의 흐느끼는 장면은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 이제라도 터놓게 된 속시원함,
딸이 자고 있다가도 쿨하게 받아준 고맙고 미안한 감정이 섞여있는 것이죠.
여기서 또다른 의미가 숨겨져 있는데
이제서야 차민규의 진짜 의도를 알아차리고 일부러 자신과 딸을 위해 죽었다는 사실에
슬픔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때 재영의 말이 감동적인데
문은 마음의 문을 말하는 것인데
복순은 영화내내 딸 재영과 단절되고 비밀을 만드는 것에 섭섭해 했습니다.
사실 재영만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복순도 재영에게 마음 한 쪽 문을 닫고 있었는데요.
복순은 재영에게 자신의 직업을 숨겼고 이후 파생되는 많은 거짓말을 했습니다.
복순은 폭력적인 아빠로부터 완벽한 모습을 강요받았고
그렇게 완벽하게 치장된 엄마의 모습은 딸 재영을 방문 속으로 숨게 만들었죠.
하지만 드디어 엄마의 본 모습을 알게 되었으니 재영도 마음을 열게 된 것이죠.
길복순은 화려한 킬러의 모습이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사생활에서는 아이를 기를는 엄마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죽이는 킬러와 사람을 기르는 엄마의 모순적인 내용이 핵심 줄거리가 되었습니다.
길복순의 빨간수트 vs 집 안의 초록 온실
빨간사과 vs 초록 사과
식탁위의 스팸 vs 시금치
공존할 수 없는 두 개의 삶을 아슬아슬하게 지켜나가고 있는 길복순
보색의 대비는 영화의 포스터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치 난초를 기르듯 아이를 수동적인 존재로 생각하고 부모가 일일히 잡초를 골라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길복순은 킬러로서 약점이 없고 철저한 사람이지만 엄마로서는 항상 고민이 많습니다.
이러한 고민 속에 길복순은 좋은 부모로서의 자격을 쌓아나가는 거죠.
길복순의 엔딩크레딧 중간에 약 1분 남짓의 짧은 비하인드 결말이 숨어 있습니다.
이는 '복순과 재영의 변화'를 담고 있는데요.
원래 길복순은 성장과정에서 차민규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실제 킬러로서의 능력은 대부분 차민규가 알려준 것이죠.
하지만 부모가 자식을 기르면서도 반대로 자식으로부터 깨달음을 얻는다는 말처럼
복순도 재영을 기르면서 재영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복순이 최초로 이뢰 사건을 실패한건 '오정식 후보 아들의 부정 입학' 사건인데
원래라면 가족 사진에도 관심이 없고 조작된 유언장도 읽지 않고 죽였을텐데
딸이 생각나서 일부러 작전에 실패합니다.
이건 딸이 "힘의 논리로만 세상을 바라보면 안된다"고 공정함에 대한 눈을 뜨게 해줬기 때문이죠.
또한 신입킬러 영지를 살리려고 한것도 딸처럼 자신도 당당하고 싶어서 였습니다.
마침내 재영도 엄마처럼 성장했는데 미웠던 소라에게 손을 내밀었고 이는 용서한다는 의미의 악수였죠.
차민규가 죽어가면서 길복순에게 손을 내밀었던 것과 동일한 의미의 악수였습니다.
사실 딸이 전학가는 것은 길복순이 원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 길복순은 딸의 방식을 존중하게 되었고
재영은 독립적인 주체로서 자기 스타일대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영화가 마무리 됩니다.
이상 한 번 더 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 <길복순>에 숨겨져있는 모든 의미를 해석해 보았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바타1 줄거리 완벽정리!! 아바타2 보기 전 이것만 보고가세요!! (17) | 2023.04.30 |
---|---|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빨강과 초록, 색에 담긴 의미 완벽 해부 (8) | 2023.04.06 |
신카이 마코토의 야심작, 이번엔 달라졌다… <스즈메의 문단속> 6일만에 100만돌파 !! 신카이 마코토 감독 내한 기자회견 총정리! (0) | 2023.03.20 |
넷플릭스 신작 영화 추천 8 (3월19일 ~ 3월31일 공개) 독전, 길복순, 머더 미스터리2 등 3월 공개예정작 (2) | 2023.03.20 |
불금을 확실하게 책임져줄 넷플릭스 반전 스릴러 추천 (0) | 2023.03.17 |
댓글 영역